【후생신보】 AI 기술의 비약적 발전과 제도 정비가 맞물리며 비대면진료가 의료체계의 중심 축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한시적으로 허용됐던 원격진료는 이제 상시적·구조적 의료 서비스로 전환되는 흐름이다. 단순한 화상 상담 수준을 넘어, 인공지능(AI)이 진단과 관리 전반에 개입하는 ‘지능형 의료’ 시대로의 진입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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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비대면진료는 과거의 전화·화상 상담을 넘어 환자의 건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웨어러블 기기와 모바일 헬스케어 플랫폼을 통해 확보된 생체 정보는 AI 알고리즘과 결합돼 질병 위험을 사전에 예측하고, 환자 맞춤형 관리 방안을 제시하는 데 활용된다. 의료진은 이를 기반으로 보다 정밀한 판단을 내릴 수 있으며, 반복적이고 행정적인 업무는 AI가 대체하면서 진료 효율성 또한 크게 향상되고 있다.
특히 만성질환 관리 분야에서 비대면진료의 효과는 두드러진다. 고혈압·당뇨병 환자의 경우 병원을 자주 방문하지 않더라도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상담이 가능해지면서 치료 순응도가 높아지고, 합병증 예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재택 기반 의료관리 모델은 의료비 절감과 삶의 질 향상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 역시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비대면진료 제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외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원격진료 확대,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육성, AI 의료기기 인허가 체계 정비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최근에는 비대면진료 과정에서 처방받은 의약품을 쉽게 수령할 수 있도록 약국 정보와 재고 데이터를 연계하는 시스템 구축도 추진되며, 환자 편의성과 접근성을 동시에 높이고 있다.
비대면진료는 지역의료 격차 해소 측면에서도 핵심 수단으로 주목받는다.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농어촌이나 도서지역에서도 전문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거리’로 인한 의료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응급이 아닌 경증 환자의 경우 비대면진료를 활용함으로써 대형병원 쏠림 현상을 줄이고 의료 전달체계 정상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산업적 파급효과도 크다. AI 기반 진단 솔루션, 원격 모니터링 기기, 의료 데이터 플랫폼 등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새로운 일자리와 투자 기회가 창출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축적된 ICT 기술과 의료 인프라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으며, 비대면진료는 한국형 의료 수출 모델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비대면 환경에서의 오진 가능성과 책임 소재 문제, 개인정보 보호, 건강보험 수가 체계 정비, 플랫폼 규제 등은 여전히 논쟁 중인 사안이다. 특히 AI가 진단 과정에 깊이 관여할수록 ‘의사의 최종 판단 책임’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비대면진료가 대면진료를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상호 보완적 관계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초진이나 중증 질환은 대면진료가 필수적이지만, 경증 질환 관리나 사후 모니터링 영역에서는 비대면진료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결국 AI 시대의 비대면진료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의료의 개념 자체를 재정의하는 과정에 가깝다. 병원을 찾아가는 ‘치료 중심’에서 벗어나, 일상 속에서 건강을 관리하는 ‘예방·관리 중심’으로 의료 패러다임이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제도적 기반과 신뢰 확보가 뒷받침된다면, 비대면진료는 향후 의료체계의 표준 모델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