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생신보】 이미 무너진 필수의료를 회생하기 위해서는 경증 진료비 18조원과 과잉 진료 및 검사 등에 투입되는 비용을 대폭 삭감해 중증이나 수술료 수가를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 |
강중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이 4일 원주 본관에서 신년 전문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신년 간담회에서는 지난 2년간 심평원의 업무 성과와 향후 추진 계획을 공개했다. 특히 필수의료 회생방안에 대한 소견을 밝혔다.
강중구 심평원장은 “찔끔찔금 지원한다고 무너진 필수의료가 회생되지 않는다. 사법 리스크 해결이 우선이다. 수가 대비 소송가액이 너무 크다”며 “현재 병원에서는 입원실과 수술실 적자를 메꾸기 위해 고가 영상 검사와 검체 검사를 많이 하는 관행이 있다. 이를 없애기 위해 과감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잉 진료와 검사에 치중하는 부분을 바꿔야 한다. 경증 진료비로 18조가 나가는데, 이를 중증으로 전환하고, 상급병실료는 급여에서 빼 중증에 투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수술료 수가 인상 필요성을 역설했다. 외과에서는 줄곧 수술료 수가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데, 죽어가는 외과를 살리기 위해서는 수가를 대폭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주요 수술의 수가는 일본 대비 2~4배 이상 낮다.
국내 데이터를 살펴봐도 수술료의 낮은 수가를 알 수 있다. 2024년 건강보험 전체 진료비는 116조원이다. 약제 26.5조, 검사비 15조, 약국 약제비 5.5조, 입원료 5.4조, 영상진단 5.2조, 치료재료 5조, 방사선 치료 1.1조원순이다.
수술료만 따로 추출한 데이터는 없는데, 강중구 심평원장이 관련 학회에 따로 요청해 추산한 수술료는 3.2조로 집계됐다. 치료재료와 영상 진단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최근 과잉으로 지목된 신경차단술은 2.9조원이다.
필수의료 정의에 대해서는 “피부과 등 모든 진료과가 필수의료”라면서도 주요 필수과로 응급이 많고 입원환자가 많은 신경외과(뇌), 흉부외과, 외과(복부), 이비인후과(두경부), 소화기(담도 내시경), 심장내과(스텐트), 산부인과, 소아과를 꼽았다.
▶2년 성과 및 향후 계획
심평원은 지난 2년간 178건의 심사기준을 개선했다. 이는 의료현장에서 제기한 안건 중 의학적으로 근거가 명확한 사안을 심사지침과 급여기준 고시에 반영한 것이다.
일례로 6세 미만 비뇨기 수술에만 인정되던 1회용 전기수술기용 전극 급여 대상을 뇌·척수 수술 및 선천성 직장항문기형 수술 등으로 확대했다. 심평원은 앞으로도 외부 건의사항을 체계적으로 검토하는 운영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일회용 치료재료의 재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불충분한 보상 문제 등으로 재사용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심평원은 치료재료의 재처리 제도 도입 필요성을 공론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용한 재료를 소독해 버려지는 일회용품을 줄이고 의료기관의 비용 문제도 절감하겠다는 것이다.
대여기구 문제도 거론했다. 의료기구가 워낙 다양하니 수술실에서 모두 구비하기가 어려워 일부를 대여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 가운데 특정 환자 수술에 어떤 대여 의료기구를 사용했는지 이력 관리가 잘 안된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심평원은 대여 의료기구에 대한 감염관리 규정과 이력관리 등 사후 관리 체계에 대한 법안 마련 등에 나선다.
건강보험 지불제도 개편 로드맵도 밝혔다. 현재 지불제도는 포괄과 신포괄, 행위별로 나뉜다. 이 중 과잉 검사를 줄이기 위한 신포괄이 본래 취지와 달리 목적을 제대로 달성하지 못했고, 너무 복잡해서 더 늘리기 또한 어렵다는 의견이다. 이에 2024년 발족한 심평원 산하 건강보험혁신센터를 중심으로 신포괄을 축소하고 보다 합리적인 지불제도 개편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건보 지속가능성 담보에도 주력한다. 국내 건강보험은 높은 접근성 때문에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의료이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실제로 2023년 국민 1인당 외래 건수가 OECD 평균 대비 3배에 육박했다. 방사선 피폭 문제가 있는 CT 촬영 역시 2배 가량이다. 이에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통과된 동일 치료에 대한 다기관 중복 의료이용 법률을 기반으로, 심평원은 연내 요양급여내역 확인시스템 구축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강중구 심평원장은 “의료현장 복잡성과 국민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업무에 책임감을 갖고 있다. 앞으로도 국민건강이라는 목적을 향해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