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국의사대표자 300여명은 31일 대한의사협회 지하 1층 대강당에서 ‘합리적 의대정원 정책을 촉구하는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개최했다. 대표자들이 구호를 제창하고 있다. |
【후생신보】 의료계가 정부의 조급하고 독단적인 의대정원 증원 추진에 맞서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대안이 마련될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천명했다.
의료 현장이 수용할 수 없는 그 어떤 숫자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교육의 질을 포기한 정부의 반 지성적 행태에 결사 항전하는 한편, 의료의 정의를 바로세우기 위한 행진을 시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국의사대표자 300여명은 31일 대한의사협회 지하 1층 대강당에서 ‘합리적 의대정원 정책을 촉구하는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개최했다.
![]() ▲ 김택우 회장 |
이날 대회에서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은 “오늘 우리는 합리적인 의대정원 정책이 마련되고 올바른 의학교육 시스템을 지키겠다는 각오로 모였다”며 “대표자들의 절박한 마음이 대한민국 의료를 살리는 마지막 보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는 2027학년도 의대 정원 확정을 위해 무리하게 시간에 쫓기며 또다시 ‘숫자놀음’을 반복하려 하고 있지만 의학교육은 단순히 강의실에 학생을 채우는 것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24학·25학번 1,586명이 휴학 중이며 이들이 복귀해 신입생과 충돌하는 2027년은 그 자체로 재난 수준”이라며 “이미 전국 의대의 67.5%가 강의실 수용 능력을 초과했으며 의평원 기준에 맞는 기초의학 교수는 구할 수도 없는 등 준비되지 않은 증원은 결국 임상 역량을 갖추지 못한 의사를 양산해 의료 서비스의 질을 저하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따라서 정부는 정해진 결론을 위한 부실 추계로 인한 일방적 정책 추진을 즉시 멈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정부는 의대 증원만 외칠 뿐 그로 인해 국민이 짊어져야 할 막대한 경제적 고통은 함구하고 있으며 무리한 의사 수 증가로 인한 재정부담은 미래 세대에 대한 범죄행위이며 우리의 자식들에게 천문학적인 건강보험료 폭탄을 던지는 것과 같다”며 “정부는 증원의 장밋빛 환상 대신, 국민 부담 증가에 대한 실체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의료계는 다시 한 번 한목소리로 선언해야 한다”며 “더 이상의 졸속 행정과 일방적인 정책 강행은 의료 붕괴를 가속화할 뿐이다. 의협은 정부의 조급하고 독단적인 추진에 맞서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대안이 마련될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거듭 천명했다.
![]() ▲ 김동균 대표 |
특히 이날 대회에는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에서 24·25학번 대표자단체 대표를 맡고 있는 부산의대 24학번 김동균 학생이 참석해 주목을 끌었다.
김동균 대표는 “의대생들이 요구하는 것은 의대 정원을 증원하지 말라는 요구가 아니라 ‘합리적인 의대정원 정책’이다”라며 “과정이 설명 가능하고, 현장이 감당 가능하며,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의 주체가 분명한 방식으로 정책을 추진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책은 숫자로 시작할 수 있지만, 숫자로만 끝나서는 안된다. 지금까지의 의대 정원 논의는 얼마나 늘릴 것인가에는 집중해 왔지만 그 숫자가 교육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는 충분히 논의되지도, 설명되지도 않았다”며 “그 결과 정책 추진 순서가 낳은 부담이 교육 현장에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추진 방식은 교육 여건을 충분히 갖춘 뒤 학생을 받는 방식의 증원이 아니라, 학생 수를 먼저 늘리고 교육 여건은 나중에 맞추겠다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비합리적인 정책 추진으로 이미 우리나라는 큰 혼란을 겪었고 그 과정의 ‘성급함’과 ‘설명 부족’이 문제로 지적된 감사 결과까지 나온 상황임에도 충분한 정리와 수습 없이 같은 방식의 정책 추진이 곧바로 반복되는 모습을 보며 한 국민으로서, 대한민국이 이 정도의 설명 책임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나라처럼 느껴져 매우 안타까웠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대정원 증원 관련 의료계도 국민을 설득하는 방법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의대정원 문제는 정부의 책임만을 지적하며 끝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의료계도 그동안 사회와 소통해 온 방식, 그리고 국민을 향한 설명의 태도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의료계는 맞는 말을 해 왔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의사들이 요구해 온 진료 환경이 왜 환자에게 더 안전하고, 왜 국민에게 더 나은 의료로 이어지는지에 대해 과연 충분히 설명해 왔는지 의료계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논의와 책임의 자리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 대표는 “지금 당장의 여론이, 혹은 의료계 내부의 시선이 어떻든, 대한민국의 문제를 외면하지 않을 것이며 주어진 역할과 책임을 가볍게 여기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을 차분히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늘 연대의 자리에 학생의 자리가 비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 이 자리에 섰다”며 “합리적인 의대정원 정책을 촉구하는 흐름에 책임 있게 힘을 보태며 학생도 함께 고민하고 함께 책임을 나누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전국의사대표자들은 정부에 합리적인 의대정원 정책을 촉구하면서 ▲정부는 앞으로 다가올 2027년 의학교육 현장의 현실을 인정하고 졸속 증원 즉각 중단하고 ▲국민의 미래를 유린하는 천문학적 건보 재정 파탄의 진실을 밝히라고 촉구하고 만약 정부가 전문가의 목소리에 끝내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14만 회원의 단일대오로 총력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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