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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뚝심’, 폐암 신약 ‘렉라자’ 허가로 결실

후보물질 도입 후 5년 만의 성과…얀센에 1.4조원 기술수출로 이어져
임상서 新 뇌전이 병변 환자 발생 無…의학적 미충족 요소 해결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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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중 기자
기사입력 2021/01/26 [06:00]

【후생신보】유한양행 이정희 사장의 ‘뚝심’의 전략이 폐암 치료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허가로 이어졌다. 이로써 렉라자는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을 ‘정조준’ 하고 있다.

 

지난 18일 식약처는, 유한양행의 폐암 신약 ‘렉라자’를 국내 31번째 개발 신약으로 허가했다. 국내서 진행된 임상 2상을 근거로, 임상 3상 진행을 전제로 한 ‘조건부 허가’였다.

 

보건 당국의 조건부 허가는 생명을 위협하거나 치료법이 없는 질환 치료제라는 판단 하에, 임상 3상 시험 자료 제출을 조건으로 의약품 판매를 허가 하는 제도다. 국산 신약 개발 독려를 위한 제도로 환자들은 신속하게 치료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렉라자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이하 EGFR)’ 유전자 활성 돌연변이 뿐 아니라 T790M 돌연변이까지 억제 가능한 3세대 EGFR TKI(티로신 인산화효소 억제제)다. 뇌혈관장벽(Blood-Brain-Barrier) 통과가 가능해 뇌전이가 발생한 폐암 환자에 특히, 효과적인 치료제가 될 것이라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국내 임상 제1저자인 안명주 교수(삼성서울병원 혈종내과)가 언급했듯 해당 임상 결과는 세계 최고의 학술지로 꼽히는 란셋 온콜로지 온라인 판에 게재되며 유효성과 안전성까지 인정받았다. 글로벌 임상 3상을 통해 날개를 다는 일만 남아 남았고 가능성 또한 매우 커 보인다.

 

렉라자=‘이정의 사장의 뚝심과 통찰력’ 결과

 

제약업계의 ‘오픈 이노베이션’은 익숙한 이야기다. 이정희 사장을 비롯해 제약바이오협회 원희목 회장 등 업계 다수 리더들은 이구동성으로 과거 수년간 외쳤던 이야기다.

 

실제 국내 다수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신약 개발을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에 너도나도 뛰어들었고 지금도 열심히다. 하지만 다수가 이렇다할 결실을 내 놓고 있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그 만큼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신약개발도 ‘호락호락’ 하지 않다는 이야기다.

 

유한은 달랐다. 2015년 7월 바이오벤처사인 제네스코 사로부터 렉라자 기술 도입 후 비임상, 원료 및 완제 시험약 개발, 임상 1․2상 시험 등을 진행하며 기술 가치를 증대시켰고 결국 허가로 까지 연결시켰다.

 

이정희 사장의 결단으로 다양한 후보 중 ‘렉라자’ 도입이 결정됐고 나아가, 렉라자가 얀센 바이오테크 사에 지난 2018년 11월 기술 수출되는 쾌거를 올렸다. 기술 수출 금액만 1조 4,000억 원에 달했다. 이어 지난해 말에는 얀센으로부터 730억 원 가량의 마일스톤(레이저티닙과 아미반타맙 병용요법 3상 개시)까지 추가로 챙긴 상황이다. 국내 제약사가 마일스톤까지 수령한 경우는 극히 이레적인 일이다. 3상 임상을 너머 글로벌 혁신 신약까지 갈 길은 아직 멀다. 하지만 유한의 행보는 국내 제약사의 가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킴과 동시에 렉라자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탄생 가능성을 환히 밝히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정희 사장의 뚝심과 통찰력이 있어 가능했다는 평가가 없지 않다.

 

렉라자, “위기 없지 않았다”

 

렉라자는 아직 거쳐야할 마지막 관문을 하나 남겨 두고 있다. 글로벌 3상 임상이 그것이다. 신약 탄생 가능성은 밝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하지만 과거 위기도 없지 않았다.

 

지난 2016년 12월 중국 뤄신이 렉라자 기술 수출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한 바 있다. 기술수출 계약 체결 4개월 만의 일 이었다. 유효성․안전성 문제는 아니었다. 기술 자료를 더 달라는 뤄신 측 요청을 유한 측이 일축, 계약 해지를 통보 했던 것.

 

“국내 임상을 차질없이 진행, 이후 보다 나은 조건으로 글로벌 진출이나 해외 기술수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

 

유한이 계약 해지를 하며 밝힌 이야기다. 5년이 지난 현재, 유한은 당시 약속을 허가와 마일스톤 수령이라는 ‘결과물’로 답했다.

 

렉라자의 경쟁품이라고 할 수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의 지난해 국내 매출액은 분기별로 200억 이상으로 지난 한해에만 1,000억 원 이상을 벌어들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글로벌 의약품시장 조시가관인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전세계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192억 달러에서 오는 2029년 329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레사 등 기존 제품들이 제네릭에 밀려 매출 축소가 예상되지만 개발 중인 폐암 신약들이 대거 등장, 관련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글로벌데이터의 분석이다. 떠오르는 유망 신약에 레이저티닙 단독 또는 레이저티닙+아미반타닙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렉라자 주목해야 하는 이유

 

이레사 등 1․2세대 EGFR TKIs로 치료받은 환자들에서 예외없이 기존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는 획득 저항성이 발생했다. 가장 흔한 획득 저항성 기전은 기존 약물이 더 이상 표적에 들어가지 않게 하는 2차 돌연변이 즉 ‘T790M’ 돌연변이가 발생한 것이다. 이 돌연변이 발생은 기존 치료제로 치료받은 환자의 절반이 넘는 최대 60%에서 발생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EGFR TKI 3세대 치료제 ‘오시머티닙’과 같은 치료제가 유한의 렉라자인 것. 렉라자 역시 EGFR 유전자 활성 돌연변이 뿐 아니라 T790M 돌연변이까지 억제 가능하다는 게 임상을 통해 확인됐다.

 

더 나아가 렉라자는 시판중인 EGFR TKI 치료제들로는 충분하지 않았던(의학적 미충족 요소) 치료를 가능케 하고 있다. 비소세포폐암의 CNS(중추신경계) 전이와 심장독성 측면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유용한 데이터들을 곳간에 식량 쌓듯 차곡차곡 쌓아 가고 있는 것.

 

렉라자는 뇌혈관 장벽(BBB) 투과로 더 높은 CNS 전이 암에 대한 치료 효과를 나타내고 있고 심장 관련 부작용 발생이 매우 낮게 나타나고 있다. 실제 뇌전이 동반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 1/2상 분석 결과, 레이저티닙(240mg) 투여 후 암 크기가 의미 있게 줄어드는 두개강내 객관적 반응률(IORR)은 71%~78%로 나타났다. 암이 커지지 않고 치료에 반응하며 유지되는 무진행 생존 기간(PFS)도 16.4개월이나 됐다.

 

특히, 레이저티닙 치료 중 새로운 뇌 전이 병변이 발생한 환자가 단 1명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질병동물모델들에서 보여준 결과와 같은 일관된 결과를 보인 것.

 

렉라자가 기존 치료제의 의학적 미충족 요소를 만족시키며 새로운 치료 대안으로 급부상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렉라자 향후 계획은?

 

유한은 현재 렉라자 허가 관련 임상 3상을 전재로 조건부로 허가받았다. 향후 임상 3상을 꼭 진행해야만 한다는 이야기다.

 

이미 렉라자는 EGFR 활성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1차 치료제로써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러시아, 호주, 태국 등 전세계 14개국에서 환자를 모집 중이다. 이를 통해 렉라자와 게피티니브를 투여한 환자의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비교할 예정이고 이를 결과를 토대로 보건당국에 정식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국내 넘버원 제약사로써 혁신 신약 개발의 구부능선을 넘은 유한양행의 향후 행보에 국내는 물론, 글로벌 제약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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