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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벽은 범죄가 아니라 치료해야 할 질병”

서울대병원 권준수 교수, 좀도둑 범죄와는 구별…조기 진단·치료로 범죄 예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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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철 기자
기사입력 2020/05/28 [13:11]

▲ 권준수 교수                                          ▲ 손지훈 교수

【후생신보】  최근 화제가 됐던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김희애, 박해준의 아들로 나오는 준영은 경제적인 어려움이 없으나 남의 물건의 손을 대는 도벽 증상을 보였다.

 

드라마에서 묘사되는 것만으로 준영이 여기 해당한다고 단언할 수는 없으나 청소년기 후반부터 ‘병적도벽(kleptomania)’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병적도벽은 일반적인 절도의 좀도둑과는 구별되는 정신적 장애로 상담이나 약물 치료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질병이다.

 

병적도벽 환자는 개인적으로 쓸모가 없거나 금전적으로 가치가 없더라도 물건을 훔치려는 충동을 이기지 못한다.

 

훔치기 직전의 긴장감과 이후의 기쁨, 충족감, 안도감을 보인다. 즉 좀도둑과는 달리 훔치는 행동이 목적이다.

 

이러한 병적도벽은 전 인구의 0.3~0.6%로 추정되며 이중 여성이 좀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인은 아직 잘 밝혀져 있지 않지만 드라마에서 부모의 이혼이 아이에게 정신적인 충격을 주었듯이 중요한 관계의 종결과 같은 큰 스트레스가 있을 때 발현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그 결과 죄책감과 수치를 느끼고 대인관계에 심각한 문제를 보이는 경우가 흔하다. 돈 보다는 식품이나 일회용 생활용품 등을 훔치는 경향이 많다.

 

일본 와세다대학은 최근 ‘통합정신의학회지(Comprehensive Psychiatry)’에 95명의 일반인, 절도 범죄로 인한 수감자, 병적도벽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수감자는 자신의 행위를 스스로 통제할 수 있었던 반면, 병적도벽 환자는 충동적이고 통제력이 없는 특징을 보였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 교수는 “병적도벽이 충동조절의 문제이긴 하나 훔치기 전에 긴장감을 느끼고 훔친 후에는 만족감을 느낀다는 측면에서 강박증과 관련되어 있다는 의견도 있고 치료 역시 비슷한 약물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병적도벽이 반복돼 법적 문제로 비화되면 현실적 혹은 심리적으로 안 좋은 상황으로 치닫는다. 그전에 충분한 상담과 치료를 통해 충동 조절 능력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손지훈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정신분석적 정신치료나 인지행동치료 등 다양한 상담 방법이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 등 약물치료가 효과가 있다는 연구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치료에 대한 환자의 동기가 치료 성과에 크게 반영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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