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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의 약물 치료와 인지중재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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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생신보
기사입력 2020/05/13 [10:27]

▲ 이재홍 교수(울산의대)

모든 병이 그러하듯이 치매도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특히 완치까지 기대할 수 있는 치매의 원인 질환이 있는 경우는 조기 진단이 결정적이다.

 

갑상선기능저하증(hypothyroidism), 비타민 결핍증(vitamin B12 deficiency), 정상압수두증(normal pressure hydrocephalus), 경막하출혈(subdural hemorrhage) 등이 그러한 예이다. 기본적으로 뇌신경세포가 파괴돼 비가역적인 손상을 입은 것이 아니라 기능적 저하가 주된 문제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치매는 알츠하이머병 같은 퇴행성 뇌질환에 의한 것이므로 경과를 되돌리는 치료는 어렵고 증상 개선을 위한 약물 치료와 인지중재 치료가 필요하다.

 

약물 치료

 

노인에서 가장 중요한 치매의 원인 질환이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과 혈관성치매(vascular dementia)이므로 이 둘을 중심으로, 특히 알츠하이머병에 초점을 맞춰 기술하겠다. 

 

1) 혈관성치매

혈관성치매는 기본적으로 뇌졸중(특히 뇌경색)이 자꾸 재발돼 생기고 진행하는 병이므로 일반 뇌졸중 환자와 마찬가지로 혈전방지제를 꾸준히 사용해 뇌경색 재발을 막으면 치매가 점점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약간의 기억력 장애나 정보처리속도의 저하를 보이는 혈관성치매 초기에 바로 발견해 치료할 수 있다면 더욱 효과적이다. 또한 고혈압, 당뇨병 같은 혈관성 위험인자를 잘 조절하면 치매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유럽에서 시행된 Syst-Eur 연구에 따르면 60세 이상의 고혈압 노인 환자에서 칼슘통로차단제 혈압약을 사용해 수축기 혈압을 10 mmHg 정도 떨어뜨린 결과 혈관성 치매 발생이 50% 이상 줄어드는 결과를 보였다. 

 

이미 치매가 발병한 후에도 치료를 잘하면 더 이상 나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으며, 증상의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부정맥, 고혈압, 고지질혈증, 당뇨병 등 뇌졸중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고, 과거에 뇌졸중을 경험한 사람은 반드시 뇌졸중 예방 치료를 받아야 한다. 뇌졸중 치료에는 아스피린 등 혈소판 응집을 막아주는 약제나 와파린 등의 항응고제, 혈류 순환 개선제의 복용과 아울러 금연이나 체중 조절, 금주 등 생활습관의 개선이 포함된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아세틸콜린분해효소 억제제(cholinesterase inhibitor)가 혈관성치매, 특히 열공성 뇌경색(lacunar infarction)이나 피질하 백질허혈(subcortical white matter ischemia) 손상을 동반하는 피질하혈관성치매의 경우에도 효과적이어서 현재 우리나라에서 donepezil의 경우 보험 급여 하에 사용할 수 있다.

 

2) 알츠하이머병

알츠하이머병은 대표적인 퇴행성 뇌 질환으로 뇌 속에 이상 단백질이 쌓여(amyloid plaque, neurofibrillary tangle) 뇌세포가 점점 파괴돼 없어지고 뇌 조직이 줄어들면서 뇌기능을 상실하게 되는 병이다. 

이미 손상된 뇌신경세포는 소생이 안되므로 알츠하이머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셈이다. 유전자 치료 또는 줄기세포 치료를 통해 뇌신경세포가 사멸하지 않도록 영양인자를 공급하거나 쇠약한 뇌신경세포를 건강한 뇌신경세포로 대체하는 치료 방법이 활발히 연구 중이나 아직은 요원하다. 

 

현재 치매의 약물치료의 대종을 이루고 있는 것은 아세틸콜린분해효소 억제제(cholinesterase inhibitor) 약물이다. 이것은 현재 알츠하이머병의 치료제로 공인된 약물로서 널리 쓰이고 있는데, 도네페질(아리셉트®), 리바스티그민(엑셀론®), 갈란타민(레미닐®)이 여기에 속한다. 알츠하이머병은 뇌신경세포가 손상돼 없어지면서 아세틸콜린(acetylcholine) 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뇌 안에 크게 줄어들게 되는데, 이 아세틸콜린은 기억, 학습이라는 뇌 활동에 매우 중요한 물질로 이것이 감소하면 기억력 장애 및 여러 가지 인지기능장애가 발생하는 것이다. 

 

아세틸콜린은 뇌 신경세포 말단에서 분비돼 인접한 다른 뇌 신경세포막의 수용체에 작용하는데 정상적으로 아세틸콜린에스트라제(acetylcholinesterase)라는 분해효소에 의해 분해돼 없어지게 된다. 

따라서, 아세틸콜린분해효소 억제제라는 약을 써서 아세틸콜린이 분해효소에 의해 없어지는 것을 막아주면 알츠하이머병에서 뇌의 아세틸콜린 결핍을 보상하고 아세틸콜린 신경전달을 증가시킴으로써 기억력 등 인지기능을 개선시킬 수가 있다. <그림 1> 

▲ <그림 1> 아세틸콜린분해효소억제제(cholinesterase inhibitor)의 작용 기전


실제로 많은 임상연구에서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이러한 약제를 사용했을 때 유의한 인지기능의 개선이 관찰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약제들은 알츠하이머병의 치매 증상을 완화시키는 약제(symptomatic agents)에 불과할 뿐 병의 진행을 막아주지는 못한다.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이라고 할 수 있는 베타아밀로이드(beta-amyloid)와 타우 단백(tau protein)을 없애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뇌신경세포 소실이 더욱 진행해 뇌에서 생산되는 아세틸콜린의 양이 줄어들게 되면 아세틸콜린분해효소 억제제를 통한 보상 작용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되고 치매 증상이 심화된다. 인지기능 장애를 일시적으로 개선시켜주는 효과의 지속 기간은 대략 6~12개월 정도이고 도네페질의 경우 처음에 5mg으로 시작해 사용하다가 인지 기능 호전이 없거나 약효가 떨어지면 10mg으로 증량할 수 있다. 근래에는 23mg 고용량이 나와 중증 알츠하이머병 단계에 써볼 수 있다. 

 

이러한 고용량을 쓰는 근거는 통상적인 용량으로는 알츠하이머병 환자 뇌의 아세틸콜린에스트라제 효소 활성을 충분히 억제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연구 결과가 나와 있기 때문이다. 대신에 고용량을 사용할 경우 nausea, vomiting, bradycardia 같은 콜린성 부작용이 나타날 위험성이 올라가므로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아세틸콜린분해효소 억제제와 더불어 FDA 승인을 받은 치료제로 메만틴(에빅사®)이 있다. 이것은 글루타메이트 수용체인 N-methyl-D-aspartate (NMDA) receptor의 길항제(antagonist)로서 글루타메이트의 과분비에 따른 칼슘매개 세포독성(calcium-induced neurotoxicity)을 차단해주는 약리 작용을 가진다. 또한 가역적인 수용체 길항제로서 정상적인 글루타메이트 신경전달은 보장해주는 특성을 보인다. <그림 2> 

▲ <그림 2> 메만틴(NMDA receptor antagonist)의 작용 기전


임상시험 결과 중등도 이상의 알츠하이머병 치매의 증상 개선제로서의 효과가 입증되었다. 대개 경증 치매 때는(MMSE 20-26, GDS 3-4) 아세틸콜린분해효소 억제제를 단독으로 쓰다가 중등도 이상으로 발전하면(MMSE<20, GDS 4-7) 메만틴을 병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 약제들에 대한 정보를 하나의 표에 정리하였다. <표 1>

▲ <표 1> 알츠하이머병의 인지기능 치료 약물(FDA-approved)


또한 치매가 진행됨에 따라 인지기능 장애 외에 우울증이나 망상, 환시 등의 신경행동 증상(neurobehavioral symptoms)을 보일 수 있어 이에 맞춰 항우울제(antidepressants)나 항정신병 약물(antipsychotics)을 적절히 사용할 수 있다. 유의할 사항은 대부분 노인 환자들이므로 저용량으로 시작해 서서히 증량하는 것이 원칙이다. 

 

항우울제로는 escitalopram (Lexapro)이 위해성-유익성 비(risk-benefit ratio)가 가장 좋아 많이 사용되고 있다. 항정신성약물로는 quetiapine (Seroquel)이 파킨슨증이나 기립성 저혈압 같은 부작용이 적어 알츠하이머병 치매 환자에서 선호되고 있다. <표 2>

▲ <표 2> 알츠하이머병의 신경행동증상 치료제


기타 치매 치료제로서 뇌 대사기능 개선제, 혈액순환 개선제, 아세틸콜린 전구체 등이 치매 치료에 보조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명확하고 일관된 임상 정보가 부족해 치료제로서 공식적으로 인정되고 있지는 않다. 다만, choline alfoscerate를 donepezil과 병용 투여했을 때 donepezil 단독 치료 때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와 있다.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병태생리가 밝혀짐에 따라 병의 시작 시점을 지연시키거나 진행을 늦춰주는 약물 개발에 대한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disease modifying agent’로 베타아밀로이드의 생성을 막아주거나 뇌에서의 제거를 겨냥한 약물이 활발히 연구되고 임상 시험 중에 있다. 또한 알츠하이머병의 또 다른 원인 물질인 ‘타우 단백(tau protein)’에 대해서도 치료 전략이 모색되고 있는데, 단백질 응집을 억제하거나 다른 뇌세포로 전파되는 것을 막아주는 약물이 연구 중이다.

 

이외에도 뇌의 염증 반응(neuroinflammation)을 조절하거나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해 주는 전략 등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성공한 사례는 없다.

 

알츠하이머병의 치료를 어렵게 하는 중요한 요인의 하나가 치료 시작 시점이 너무 늦다는 것이다. 알츠하이머병의 주범이라고 할 수 있는 원인 병리가 베타아밀로이드이고 이것이 뇌에 축적되는 것은 임상적으로 분명한 병의 증상을 보이기 15년 또는 20년 전부터 시작되는 일이므로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진단과 치료는 이미 뇌세포 손상이 상당히 진행된 시점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시점의 치료는 병의 경과를 바꾸기는 어렵고 결국 대증 요법에 그칠 수 밖에 없다.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아주 이른 시점에, 즉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병리가 보일 뿐 아직 임상 증상이 뚜렷하지 않을 때 치료가 시작돼야 한다. 적어도 prodromal stage나 더 나아가 preclinical stage가 대상이 돼야 할 것이므로 이 상태를 발견하고자 하는 노력이 집중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 치매의 이전 단계라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MCI)’라는 것이다. 기억력 장애나 다른 인지기능 장애를 보일 뿐 아직 일상생활 수행능력에는 별 지장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치매로 넘어가는 비율이 연간 10~15%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65세 이상의 정상 노인에서 치매 발생률이 연간 1%인 것을 고려해보면 MCI가 치매의 고위험군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환자들을 적시에 정확하게 찾아내는 진단 방법이 확립되고 기저 병리에 대한 정보를 얻은 상태에서 이들을 대상으로 효과적인 ‘disease modifying agent’ 가 사용된다면 알츠하이머병 치매의 치료에 돌파구가 열릴 것이다. 

 

인지중재 치료

비약물 치료는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의 부양부담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치매 이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나 초기(경증) 치매 단계에서는 약물 치료와 함께 인지자극, 인지훈련, 운동 등과 같은 비약물 치료를 진행해야 우리 뇌의 예비용량을 증가시켜 치매의 진행을 지연시키고 증상을 경감시킬 수 있다. 노년기에도 지적, 사회적, 신체적 활동을 통해 인지적인 활동을 증가시키는 것은 가능하다. 이를 위해 고안된 것이 인지중재 치료 프로그램이다. 인지중재 치료 프로그램은 치료 프로그램의 방법 및 내용에 따라 흔히 인지 훈련(cognitive training), 인지 재활(cognitive rehabilitation), 인지 자극(cognitive stimulation)으로 나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인지중재 치료 프로그램에 대한 분류는 때에 따라 명확하지 않으며 여러 치료자와 연구자들 사이에서 인지자극, 인지훈련, 인지재활이 개념상 특별하게 구분되지 않고 서로 혼용되어 사용되기도 한다.

 

인지중재 치료 프로그램의 분류

 

가. 인지훈련

인지훈련은 주로 구조화된 환경에서 특정 인지 영역을 훈련시키기 위해 표준화된 수행 과제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주로 기억력, 주의력, 정보처리 능력, 추론 및 문제해결 능력 등의 인지영역을 치료 회기 내에 훈련한다. 기억 및 인지를 증진 시킬 수 있는 전략들을 교육하는 것까지 프로그램에 포함하기도 한다.

이러한 훈련을 통해 인지기능을 증진시키거나 경도의 인지 기능 손상이 있는 경우에는 이전 상태로 회복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보존된 인지기능을 유지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인지훈련에 의해 특정 인지 영역의 수행 능력이 증진되면 이는 다른 인지 영역의 수행 능력 향상 또는 일상생활 속에서 인지적 요구가 있을 때 수행 능력의 향상 등으로 훈련 효과의 일반화가 이루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 인지재활

인지재활은 인지 손상에 의한 장해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보존되고 있는 기능을 최적화하여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치료이다. 

보통 환자, 가족, 치료사가 함께 환자가 처한 상황에 맞춰 적절한 치료 목적을 설정하게 된다. 인지 훈련처럼 특정 인지 영역에 대한 과제의 수행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는 않고, 일상 생활을 영위하는 데 있어 좀 더 잘 기능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있다.

인지재활은 주로 실제 생활에서 목표로 하는 활동의 실행 능력에 국한되어 접근하며, 보통 인지재활을 통해 전반적 인지가 향상될 것이라는 효과의 일반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환자에서 상대적으로 더 잘 보존되어 있는 인지기능을 통해 손상된 인지 영역으로 인한 장애를 보완할 수 있도록 한다. 기억보조도구와 같은 외부적 도움을 이용하는 전략이 인지재활에 이용되기도 한다. 질병의 경과가 진행된 치매환자에서는 인지훈련의 적용에 제한이 많고, 치료를 통한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면에서 인지재활이 유용할 수 있다.

 

다. 인지자극

인지자극은 인지 활동을 촉진하도록 하는 광범위한 중재들을 포함하며, 인지훈련에 비해 치료 프로그램이 덜 표준화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생각, 집중, 기억 등과 관련된 정신 활동을 유도하고 촉진시키는 다양한 활동으로 치료 프로그램이 구성되어 있다. 단어 게임, 퍼즐, 악기 연주에서부터 원예, 요리 등 다양한 활동이 인지자극 프로그램에 포함될 수 있다. 여러 치료 기관 및 요양기관에서는 회상 치료, 현실지향훈련 등과 같은 인지자극 치료 프로그램을 사용하기도 한다. 인지자극은 정상 노화성 인지감퇴를 보이는 노인에서부터 치매 환자까지 다양한 대상자들에게 적용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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