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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속 주인공이 겪는 ‘과잉기억증후군’이란

“기억력 좋은 것도 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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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기 기자
기사입력 2020/03/24 [09:14]

【후생신보】 최근 한 드라마 주인공으로부터 묘사된 ‘과잉기억증후군’이 화제다.

 

과잉기억증후군(Hyperthymetic syndrome)이란 한 번 보거나 겪은 일을 잊어버리지 않고 세세하게 모두 기억하는 증상이다. 이는 특정한 학습능력이나 암기력이 아닌 자신의 인생을 통째로 기억하는 것으로, 2006년 미국의 질 프라이스(Jill Price)라는 여성이 최초로 진단받으며 알려졌다.

 

전세계적으로 과잉기억증후군 판정을 받은 사람은 100명도 채 되지 않으며, 정확한 원인이 밝혀진 것은 아니다. 다만 뇌과학분야 학술지인 ‘뉴로케이스’에 제임스 멕거프 박사가 질 프라이스의 사례를 연구한 결과, 학습·암기력 등 다른 인지 능력은 보통 수준이었으나 기억의 인출을 담당하는 뇌 영역이 일반인들과 다른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인은 과거의 기억을 뇌의 우측 전두엽에 저장하는데, 질 프라이스는 우측과 좌측 전두엽 모두에 저장했다는 것이다.

 

곧, 단순히 남들보다 월등히 기억력이 좋다고 해서 과잉기억증후군으로 진단되지 않는다. 2012년 영국 TV프로그램에 출연한 헤이먼 씨는 수년 전 특정한 날의 날씨와 그 날 어떤 옷을 입고 무엇을 먹었는지를 모두 제대로 기억하고 답변해냈다. 예를 들면 ‘2006년 10월 1일 무슨 일이 있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날은 일요일로 날씨가 흐렸고 한 소녀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다가 거절당했다”고 말한 것이다.

 

결국 과잉기억증후군을 가진 이들은 수년 전 의미 없는 사건도 사진처럼 생생히 저장돼 현재와 함께 살아가게 된다. 물론 기억이 다가 아니다. 그 당시 느꼈던 기쁨, 슬픔, 좌절, 분노, 고통 등의 감정도 똑같이 되살아나는 것이다.

 

대전을지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제춘 교수는 “과잉기억증후군 살면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하나도 빠짐없이 저장되고 한 번 본 것이 마치 사진 찍듯 머릿속에 남아있는 극히 드문 현상”이라며 “한 번 경험하고 알았던 것이 기억에서 아주 사라진 상태인 ‘망각’이라는 것이 없어 잊고 싶은 것 마저 모두 생각하며 살아야 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고통스러울 수도 있는 질환”이라고 설명한다. 덧붙여 유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좋은 기억력을 갖길 원하지만, 적당하게 잊을 수 있는 것이 축복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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