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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학회 등 多학회, 필수의료 붕괴 주범=‘상대가치제도’

원점서 재검토 돼야 필수의료 회생 가능…필요시 독립된 기구 마련․관리해야
“늦어질 경우 수년 내 재앙 초래될 것…대통령이 나서야 할 정도로 상황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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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중 기자
기사입력 2023/12/19 [06:00]

【후생신보】외과계 다수 학회가 상대가치 제도의 대대적 손질을 요구하고 나섰다. 필수의료가 붕괴(?)된 상황에서 더 이상 상대가치제도를 손질하지 않을 경우 수년 내 상상할 수 없는 재앙이 초래될 수 있다고 재차 경고하고 나섰다. 지난해에도 역시 비슷한 주장이 제기됐지만 나아진 게 거의 없다는 판단에 따라 또 다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

 

상대가치제도 손질이 어렵다면 완전히 새로운 독립기구를 만들어 관리하고 재원의 경우는 별도로 마련, 필수의료를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들은 지난 18일 오전 달개비에서 진행된 대한외과학회(이사장 신응진), 대한신경외과학회(이사장 권정택),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이사장 김경환) 등 외과 3개 학회 주최 ‘상대가치제도 이대로 좋은가? 상대가치 논의 구조의 개선과 합리적인 개편이 이뤄져야’라는 주제의 기자 간담회에서 나왔다.

 

이들 3개 학회가 상대가치제도를 정조준 한 이유는 간단하다. 최근 끝난 3차 상대가치 개정에 이르기까지 필수의료를 대표하는 외과가, 철저하게 무시됐다는 판단에서다.

 

한 예로 ‘관리진료과별’ 총점을 언급했다. 이에 따르면 의협 상태가치연구단에서는 3차 상대가치 기준의 각 관리 진료과별 의사업무량을 외과는 9개 분과로 나눴다. 이들 9개 분과의 업무량 총합은 386개 행위에 1,074,253,437 이었다.

 

하지만 이 총합은, 행위 수가 절반밖에 되지 않는 비뇨의학과나 산부인과와 비슷하거나 적다. 또, 마이너스 수술을 담당하는 이비인후과의 1/3, 안과의 1/4 수준에 불과했다. 더불어, 행위 수가 110개 밖에 되지 않는 마취통증의학과의 1/6, 행위 수가 60개의 소화기내시경의 1/2도 되지 못했다.

 

이들 3개 학회가 필수의료 붕괴의 핵심에 ‘상대가치제도’가 있다고 한목소리로 주장하는 이유다.

 

상대가치는 의협의 ‘상대가치연구단’에 의해 결정돼 왔다. 하지만 이 연구단이 십 수 년 동안 변화나 개선없이 유지돼 온 결과 ‘카르텔’이 형성됐고 담합도 용이한 행태로 변질, 그 덕분?에 필수의료 붕괴로까지 이어지게 됐다고 이들 학회들은 판단하고 있다.

 

대한외과학회 정순섭 총무이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서 포문은 신응진 이사장이 먼저 열었다.

 

신응진 이사장은 “외과, 신경외과, 심장혈관흉부외과 3개 학회가 한자리에 모인 이유는 붕괴된 필수의료 복원을 위해서”라며 “필수의료 복원의 중심에는 ‘상대가치평가’가 있다”며 운을 뗐다.

 

이어 신 이사장은 “최근 진행된 3차 상대가치 개정(2024.1월 시행)으로는 필수의료 살릴 수 없다”고 단언하고 “위험도․업무량 반영해 보상 등이 이뤄지는 구조로 원점에서 재검토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3차 상대가치 제도 역시, 과거와 같이 현재 외과의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것으로 ‘땅 따먹기식’ 현 구조로는 더 이상 필수 의료를 살릴 수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신 이사장은 “싸워서 이기는 팀이 많이 가져가는 지금의 구조로는 더 이상 안된다”며 “상대가치연구단을 전면 쇄신하고 나아가 별도의 추가재원도 마련해 필수의료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부인과, 소아과 등의 수가 인상이 잘못된 건 아니지만 더 이상 이 같은 땜질식 처방으로는 근본적 문제 해결은 어렵다는 진단이다.

 

사회를 맡은 정순섭 총무이사도 “상대가치 개선 없이는 필수의료 성공 없다”며 “새 판을 짜야 한다. 필수의료 지원을 위한 별도의 예산도 마련돼야 한다”며 신 이사장을 거들었다.

 

상대가치제도 다시 제대로 손질되고 더불어 의협 상대가치연구단도 대폭 개선돼야 한다는 주장을 편 것이다. 연구단의 경우 임기를 명기하고 외부 독립된 조직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것.

 

신경외과학회 권정택 이사장은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을 소환하며 필수의료의 붕괴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이사장은 “국민 다수가 어려운 수술을 하면 수가 많이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필수의료 돈 안 된다. 전체 의료비 중 수술이 차지하는 비중은 8.3%에 불과하다”고 성토했다.

 

위험도가 높은 만큼 그에 따른 소송 등이 뒤따르는데 소송 준비도 하지 못할 정도로 수가가 턱없이 낮다는 것. 돈이 안 되는 과다 병원에서 찬밥 신세는 당연하고 소송 위험도 있고 하는데 누가 신경외과를 지원하려 하겠느냐고 토로했다.

 

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김경환 이사장은 상대가치평가가 ‘행위’ 보다는 ‘가치’ 중심으로 변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필수의료 분야 지원을 꺼리는 이유가 가치를 인정하지 않은데서 비롯된 만큼, 필수의료의 경우 별도 재원을 마련해서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논리를 폈다.

 

더불어, 김 이사장은 “심장 수술을 하는 종합병원 의사 다수가 수가 보전 이후 더 편하고 돈 되는 정맥류 수술 등을 위해 개원한 경우가 많다”며 “이에 따라 위험한 수술해야 하는 종병 큰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한탄했다.

 

그는 “상대가치 이외 다른 방법으로 필수의료 붕괴 막아야 한다”며 “대통령까지 나서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이 상황 지속된다면 필수의료 수년 내 붕괴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이 같은 엄중함을 알리고자 “오늘 수술도 캔슬하고 이 자리에 섰다”고 했다.

 

한편, 필수의료 관련 다수 학회들의 거듭되는 절규에도 냄비처럼 잠깐 끓어올랐다 바로 식어버리는 그간의 뼈 아픈 교훈?을 알아 버린 덕분인지, 이들 학회 역시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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