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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고령화 시대 재택의료 활성화 시급

의사 및 헬스케어 기업 등 다학제 구성 재택의료학회 창립
바람직한 재택의료 모델 창출 목표…"정책적 뒷받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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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기 기자
기사입력 2023/04/03 [07:04]

【후생신보】 인구 고령화와 장애인 돌봄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사가 환자를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가 활성화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대한재택의료학회는 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창립총회 및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재택의료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자리에서는 △우리나라 노인 돌봄 체계와 재택의료의 방향 △미국 홈헬스케어 경험적 데이터로부터의 시사점 △일본 재택의료의 현주소와 시사점 △우리나라 재택의료의 현주소 △디지털 홈헬스케어의 미래 등을 주제로 발제가 이어졌다.

 

학회는 창립을 주도한 강윤규 국립재활원장을 명예회장으로, 이건세 건국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를 초대 회장으로 선임했으며 이사장에는 고려대 의과대학 신경과 박건우 교수가 임명됐다.

 

또한 이날 창립을 기념해 개최된 심포지엄에서는 미국 홈헬스케어 모델은 물론 일본 등의 사례를 공유하고 국내에서 시도되고 있는 디지털헬스케어 기반 재택의료 모델 등도 함께 공유했다.

 

이날 전문가들은 급격한 고령화에 접어든 우리나라에서도 더이상 재택의료 서비스의 도입을 미룰 수 없다는데 의견을 함께하며 학회를 중심으로 이에 대한 바람직한 모델을 개발하기로 했다.

 

강윤규 명예회장은 "정부 또한 재택의료를 사회 구조와 의료 환경 변화에 따른 주요 대응 목표로 삼고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시범사업 등에 그치고 있다"며 "특히 공공의 역할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빠르게 민관이 함께 하는 모델을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건우 이사장도 "결국 재택의료의 핵심은 병원에 오지 못하는 환자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서 시작하는 문제"라며 "의료와 복지의 교집합에 있는 부분인 만큼 학회 등을 포함한 다학제적 접근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학회는 일단 바람직한 재택의료 모델을 정립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의료만으로도, 복지만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과제인 만큼 다학제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예산이다. 현재 정부에서도 일부 시범사업을 진행중에 있지만 참여도가 상당히 떨어지고 있기 때문. 현재 시범사업을 통해 지급되는 수가 등으로는 절대 재택의료를 제도권으로 올리지 못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건세 회장은 "현재 진행되는 대다수 시범사업 모델을 보면 의사가 방문하거나 간호사가 방문하면 몇 만원 정도의 수가를 가산하는 방식"이라며 "이렇게 일부 행위에 찔끔찔끔 수가를 더 얹어주는 방식으로는 재택의료가 절대 자리를 잡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완벽하게 포괄적이고 혁신적인 수가 구조가 필요한데 현재 수십년을 이어오며 굳어진 행위별 수가제도 아래서 이러한 급격한 변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패키지 형태의 수가 체계가 베스트지만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면 상담료를 화대하는 등의 점진적 방법이라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9년에는 일차의료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이 시행됐다. 그러나 시범사업에 참여했던 의사들이 왕진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그만두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재택 의료가 활성화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에 박 이사장은 “좋아서 하고 싶어하는 의사들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그분들은 찾아가는 진료가 너무 재밌다고 한다. 사명감 때문에 하는 의사들도 있다. 따로 유인 요소가 있는 게 아닌데도 본인의 철학을 실천하기 위해 하는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시스템이 받쳐준다면 충분히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건세 회장(건국대 예방의학교실)은 가장 개선이 시급한 시스템으로 수가 문제를 언급했다. 행위별 수가제를 일부 변경하는 것만으로는 재택의료를 활성화할 수 없다며, 모든 문제사항을 포괄적으로 개선한 패키지 형태의 수가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경우 환자를 일찍 퇴원시킬수록 병원이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게 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가산 수가가 마련돼있다.

 

다만 수가가 개선된다고 해서 의사들의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2019년 실시했던 서울시 재택의료시범사업의 경우 참여했던 의사들이 가장 문제로 꼽았던 것은 수가가 아니라 시스템의 비연계성이었다.

 

이 회장은 “공공사업이다 보니 왕진 한번 하는 데 의사들이 처리해야 하는 서류들이 너무 많았다. 또 의사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왕진하는데 환자 집을 찾지 못한다든지 (생활 부분적인)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학회 측은 이러한 여러 장애 요인을 분석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복지부에 의견을 제안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회장은 “아직 (왕진을) 경험한 의사가 적다보니 체계적으로 정리된 데이터가 없다”며 “자료를 체계화하면 (목적이) 분명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회 명예회장인 보건복지부 국립재활원 강윤규 원장은 “민·관의 접점을 찾아 좋은 의료 모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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