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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급 비급여 강제화에 개원가 ‘술렁’

김동석 회장, 민초 의사 아픔 공유하며 ‘헌법소원심판청구’로 政과 맞짱
김 회장, “의사들, 통제 아닌 보호 대상이란 것 의료계 스스로 깨달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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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중 기자
기사입력 2021/02/03 [12:00]

▲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장이 비급여 강제화에 반대하며 헌법소원심판 청구 소송을 제기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후생신보】 복지부의 ‘의원급 비급여 진료비 공개’ 입법예고에 의료계 바닥 민심이 심상치 않은 모습이다.

 

이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에 대한 처벌 규정을 만들어 민초 의사들에까지 ‘재갈’을 물리겠다는 것으로 무엇보다 의사들의 최선 진료를 어렵게 만들고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는 것.

 

의사협회는 이번 입법예고에 의사 1.1만 명의 반대 서명을 받아 복지부에 전달했다. 전국 치과의사회도 1만 여 명의 회원들이 반대 서명에 동참하며 의협에 힘을 보탰다.

 

급기야 헌법소원심판 청구까지 등장했다.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장(이하 대개협)이 민초 의사들의 어려움을 공유하며 대개협 회장이 아닌 의사 김동석으로서 소송에 직접 뛰어든 것이다, 자비를 들여.

 

이에 본지는 김동석 회장의 입을 통해 왜 헌법소원에 나서게 됐고 구체적 헌법 소원 청구 내용이 무엇이며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아래는 김동석 회장과 진행한 서면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Q :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는데(1.19일) 구체적인 청구 내용은 무엇인가?

김동석 회장 : 2020년 9월 4일 신설된 의료법 시행규칙 제42조의 2(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고지) ②항은 ‘수술, 수혈, 전신마취 등이 지체되면 환자의 생명이 위험해지거나 심신상의 중대한 장애를 가져오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의료기관 개설자는 비급여 대상 중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비급여 대상을 제공하려는 경우 환자 또는 환자의 보호자에게 진료 전 해당 비급여 대상의 항목과 그 가격을 직접 설명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모법인 의료법 제45조에 근거하지 아니한 규칙이다. 의료법 제45조 제1항은 비급여 진료비용에 대한 ‘고지’의 방식을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규정하도록 위임을 하고 있을 뿐 ‘설명’에 관한 사항을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지 않다. ‘고지’의 사전적 의미는 ‘게시나 글을 통하여 알림’이다. ‘설명’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일이나 대상의 내용을 상대편이 잘 알 수 있도록 밝혀 말함. 또는 그런 말’이다. 즉, ‘고지’와 ‘설명’은 그 의미가 다르고, ‘고지’에 ‘설명’이 포함된다고 해석할 수 없다. 모법의 위임에 의할 때 시행규칙은 ‘고지’에 대하여만 정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함에도 신설 시행규칙은 ‘설명’ 의무를 규정한 것으로 위헌이라는 이야기다.

 

Q : 법이 정하고 있지 않더라도 비급여에 대해 환자나 가족에게 설명하고 있지 않나?

김동석 회장 : 물론 그렇다. 또 의료법 상 의사들은 비급여 대상 의료행위에 대하여는 설명의 의무가 있다. 문제는 신설 시행규칙은 모법의 근거도 없이 비급여에 대해 재차 설명의무를 부과하고 있는데, 사실상 신설 시행규칙으로 인해서 의료법 상 설명의무가 있는 부분 외 추가되는 부분은 ‘가격’에 대한 것임에도 이를 위반하는 경우 시정명령․업무정지 등의 행정처분이 가능하게끔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측면에서 신설 시행규칙은 의사들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이다.

 

Q : 헌법소원심판 청구를 하면서 ‘빅브라더법’이라는 지적을 했다. 어떤 조항이 그렇다는 것인지, 또 그 이유와 위헌이라고 보는 까닭이 무엇인지 설명 부탁드린다.

김동석 회장 : 2020년 12월 29일 일부 개정된 의료법 제45조의2(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보고 및 현황조사 등) ①항은 ‘의료기관의 장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비급여 진료비용 및 제45조제2항에 따른 제증명수수료(이하 이 조에서 ‘비급여진료비용등’이라 한다)의 항목, 기준, 금액 및 진료내역 등에 관한 사항을 보건복지부장관에게 보고하여야 한다’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올해 6월 30일부터 시행되는데 비급여 내역을 다 보건복지부 장관, 곧 정부에 보고하도록 강제하고 있어서 ‘빅브라더법’이라 지적한 것이다. 특히 이는 비급여 내역에 대한 모든 정보를 무분별하게 수집하겠다는 것으로, 비급여 내역에는 환자의 진료내역이 포함될 수밖에 없고, 그 외 비급여 대상에 대한 가격에 관한 내용은 사적 거래 또는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정보가 포함될 수밖에 없어서 결국 의료기관에서 체결되는 모든 계약 내용을 정부가 다 들여다 볼 수 있도록 강제하겠다는 것밖에 되지 않아, 조지 오웰이 경고한 ‘빅브라더’를 떠올리게 한다. 이는 사적 자치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전체주의 체제 하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Q : 헌법소원심판청구도 사적 자치에 대해서 한 것인가?

김동석 회장 : 헌법소원심판청구는 단순히 사적 자치의 문제를 넘어서 개정 의료법 제45조의2 제1항은 개인의 진료내역을 ‘민감정보’로서 개인정보 중의 하나로 보호하고 있는 개인정보보호법의 법리와 상충되는 것이며, 의사들의 직업수행의 자유와 개인정보의 자기결정권 등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취지로 제기했다. 우리 헌법의 사적 자치의 대원칙을 기조로 개인정보보호법과 직업수행의 자유, 개인정보의 자기 결정권에 초점을 맞췄다. 나아가 신설 시행규칙과 개정 의료법 제45조의 2 제1항 위반시 과태료를 부과토록 한 개정 의료법 제92조 제2항 제2호 역시 위헌 여부를 따져 달라고 청구했다.

 

Q : 이 제도가 시행중인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서는 헌법소원이 제기되지 않았던 것 같다.

김동석 회장 : 맞다. 그런데 이번에 그것이 의원급 의료기관까지 확대된 것이다. 그래서 대한개원의협의회장으로서 개원가를 대변해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하게 됐다. 이 같은 신설 시행규칙이나 개정 의료법의 내용은 사실상 시행규칙이나 법 개정 전에 충분히 의료계와 논의를 하고 현재 실제 의료계 전반의 사정이 충분히 고려됐어야 했다.

 

요컨대, 이 같은 시행규칙 신설이나 의료법 개정 예고가 있었을 당시 보다 적극적으로 의료계의 현실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의사들뿐만 아니라 환자들의 기본권이 침해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강구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했어야 하고, 병원계에서는 이 사건과 같은 상황이 발생하였을 당시 의사들과 환자들을 위해 이를 무효화 할 수 있는 보다 적극적이고 효용이 있는 방법, 예컨대 헌법소원과 같은 것을 진즉에 제기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 이 사건과 관련 지금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이유인가?

김동석 회장 : 이 사건 이전에도 의료계에서는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이 같은 제도가 시행되는 점에 대한 우려가 높았음에도 결국 의사들의 이러한 우려가 전혀 정책이나 법 개정에 관한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고, 누구도 그와 같은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결국 이와 같이 기본권을 침해하는 제도가 의원급 의료기관에까지 확대 시행되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그 전에는 의원급 의료기관은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의원급 의료기관을 운영하는 개원의들은 헌법소원 청구 자체를 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의원급 의료기관에 대해서 이 제도가 이미 시행돼 버린 이상 의사들, 국민들의 권익을 위해서는 헌법소원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기 때문에 시행 전 지체 없이 본 건 헌법소원을 제기하게 됐다. 나아가 헌법소원 뿐만 아니라 이 제도로 인한 피해와 의사들의 권익을 위해서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Q : 마지막으로 정부나 국민, 또는 의료계에 한 말씀 부탁드린다.

김동석 회장 : 의사도 자유로운 개인이고 이 나라 국민이다. 당연히 헌법의 보호를 받아야 할 대상이라는 이야기다. 의사라서 더 통제받아야 할 대상이 아니라 그 전문성을 보호받아야 할 대상이다. 그 점을 정부도 국민도, 특히 의료계 스스로가 깨닫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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